서태지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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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는 참 이상하다 (기타)
by 롤롤
조회 9 (2019.05.13)  
게재일 2014-10-20 
시기 9집 
작성자 프리즘, controversy 
출처 디시 서태지 갤러리 
출처구분  
내용구분 대중문화, 음악, 인물탐구 
분량 전체 
link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no=259491 
CCL  

9집도 락으로 하려면 얼마든지 락으로 편곡할 수 있는 곡들이다.


(성공한)아티스트들에게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것중 하나는 [편곡 스타일을 유지한다]이다.

(단, 내 전문분야는 락이므로 부연은 락에 한정한다. 그러나 다른 장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초기 앨범에서 (세상에 없던or기존 틀에서 새로움을 추가한)편곡스타일로 음악판에 출사표를 던지게 된다. 그게 대성공을 거두면 이젠 그런 스타일을 당분간 지속하게 된다. 메탈리카의 초기반부터 5집까지가 그렇고 콘이나 린킨파크도 3집까지가 그렇다.



왜냐하면 그 [흥행에 성공한 편곡스타일]자체가 그 아티스트/밴드의 DNA이기 때문이다.

그 편곡스타일에서 벗어나면 팬들에게 변절되었다고 저항을 받는다.  콘이 일렉트로니카를 도입했을때 그랬고 

린킨파크가 기존 곡 형식에서 벗어났을 때 그랬다. 그래서 페인트와 기븐 업은 매우 닮아있다.

콘도 그루브한 헤비니스라는 편곡 스타일에서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한국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멜로디와 가사로 승부, 아이돌의 경우는 새로운 춤.)

 라디오 헤드나  스메싱펌킨스나 오아시스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어떤 밴드도 거기서 벗어난 경우가 없다. 비틀즈도 딥퍼플도 레드제플린도.


오아시스가 다음 앨범에서 다프트 펑크같은 음악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그건 이미 오아시스가 아니다. 갤러거 형제의 새로운 밴드/프로젝트지.


이게 약발이 떨어지면 기존 히트곡 혹은 보유곡의 문법을 약간 수정해서 재탕하기도 한다.


그런데 서태지는 좀 다르다.


물론 서태지도 고유의 음악적 정체성이 [있다.] 

특히 멜로디 라인이 '서태지 스케일'이라고 명명할 수도 있을만한 음계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는다.  화성적으로도 큰 변화는 없다. 또한 공격성,서정성 모두 서태지만의 서늘하고 깔끔한, 불보다는 얼음같은 그런 정서도 크게 벗어나질 않는다. 불에 가까운 하드코어 장르의 곡을 할 때에도  냉정하고 모두 계산이 되어있는 反즉흥적인 정서가 느껴진다.


하지만 편곡스타일을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앨범바다 바꾸는 아티스트는 정말로 찾아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앨범마다 통일된 색깔이고.  


정말 흥행을 원한다면 이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팬덤은 그래서 새 앨범이 나올 때 마다 혼란을 겪는다.

생각해보라.  울트라맨이야를 듣고 뻑이 가서 팬이 된 팬에게 소격동이나 숲속의 파이터가 성에 차겠는가?

이건 마치 갈비탕이 맛있어서 찾던 한식집이 어느날 갔더니 갑자기 스파게티 전문점이 된 격이다.(주방장은 그대로지만) 


이건 사실 상당히 기묘한 아티스트와 그 팬덤이다.


물론 서태지의 경우는 앨범마다 편곡스타일을 확 바꾸는것 자체가 '편곡스타일'이 되어 버린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편곡 스타일도 서태지만의 정체성이 엿보이기는 한다. 이번 앨범의 메인 신스 사운드만 일렉기타로 바꾸면 8집이나 7집느낌이 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거다. 즉 편곡의 범주 안에서도 리듬이나 섹션 킥의 배열 흐름의 구성 등은 이미 정체성이 만들어져가고 있지만/고착화되고 있지만 그 소스에 변화를 줌으로서 리스너에게 파격적인 변화를 느끼게끔 의도하는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내가 차라리 음악 평론가라면 맘놓고 서태지 음악만 분석하면서 평생 연구해도 재미있을것 같은데 

내 음악도 해야 해서 그러지 못하는게 아쉽다.   내 음악을 하는 과정에서 언젠가 서태지의 수(手)를 백프로 가까이 이해하게 된다면 모르겠지만 만일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생의 후반기에는 서태지만 연구하면서 보내도 재미있을것 같다.   


ps. 또한 편곡스타일의 변화의 의도가 '흥행'이 아니라는 것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처치스때문에 일렉트로니카 팝도 세계적으로 어느정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지만 사실 최근 락/팝씬을 지배한 싱어송라이터/밴드계열은  콜드플레이와 마룬5이다. 정말 흥행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콜드플레이스타일로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즉, 그가 편곡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나름의 정당한,불가결한,미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의미이다.    


ps.그렇지만 다음 앨범에선 하나의 앨범에 울트라매니아와 소격동의 편곡이 모두 들어있었으면 좋겠다.

분노는 울트라매니아 편곡으로 표현하고 쓸쓸함이나 서늘함은 소격동의 편곡으로 표현하면 안될까?  그게 일반적인데...서태지는 여하튼 참 이상하다...ㅋㅋ



<controversy님 댓글>
나는 원글자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문단에 공감.. 사실 몇 곡 빼고는 편곡 스타일은 7집에서 시작되어서 8집에서 어느정도 갖추어진 형식인 듯 하고... 난 오히려 이번 앨범이 전작들과 크게 차이나는 점이 화성적 요소 혹은 멜로디라고 보는데, 90's icon이나 성탄절의 기적이 대표적인 예. 사실 이 앨범이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지만, 송라이팅에 있어선 다른 여타의 서태지 앨범과 비교해서 떨어질 것이 없는 (아니 오히려 더 나은듯) 앨범이라고 생각함.

사실 8집은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은 보이나, 멜로디 자체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뽑아낸 느낌은 아니었음. 이번 앨범은 사운드 엔지니어링에서도 훌륭하고 멜로디도 대부분 각각의 곡의 분위기에 맞게 잘 녹아들어감. 다시 하드한 계열로 돌아오길 바라는건 당연히 무리겠지만, 오히려 이번 앨범에서 보여줬던 90's icon 이나 성탄절의 기적에서 보여줬던 정서를 좀더 체계적으로 구현한 앨범을 만든다면 역사의 남을 명반이 될거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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