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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속지와 삽화들 (리뷰&평론&추천글)
by 관리자
조회 155 (2017.02.07)  
날짜 2009-08-23 
시기 8집 
원본출처 하이텔 대주운화평론회 
원글쓴이 김소형 
원글링크주소 http://www.taijimania.org/zbbs/view.php?...c&no=4 
첨부파일 시대유감 속지와 삽화들 _2009-08-23.txt 
시대유감 속지와 삽화들  

김소형   2009-08-23 15:38:35, 조회 : 435, 추천 : 90 
 


(감상) 시대유감 속지와 삽화들..............김소형 


 시대유감.....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시대유감이라는 곡 못지않게 속지의 내용과 
 그 삽화들이었다. 먼저 곡 자체를 보면 이미 많은 분이 지적하신 바대로
 태지 음악의 양축인 록과 랩의 접목이 정말로 절묘하게 이루어져 사실상
 이제는 어느쪽이라고 구분짓기가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하여가가 메틀
 같은 랩, 교실 이데아가 랩같은 메틀이라면 시대유감은 그 둘이 혼용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까. 태지가 4집중 이 곡을 제일 아낀다는 
 말이 단지 과격한 가사때문이 아니라 서태지 음악의 정점이자 완성이었기 
 때문임을 짐작할수 있다. 내가 태지를 인정하는 점도 바로 가끔(아주 가끔)
이런 서태지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수 없는 음악이 있다는 점인데(1집의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나 2집의 마지막 축제, 물론 하여가, 3집의 
 제킬박사와 하이드같은 곡들) 스팅이 어떤 음악을 하든 그것은 재즈나 
 펑크가 아니라 스팅의 음악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듯이 태지도 그러
 한 음악인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었다. 이젠 물 건너가버린 일인가...


특히 중간의 저음부분은 전율이 돋을정도로 위협적으로 들리는것은 나만의 
 감정인가. 정말 높은 분들이 두려워했을 법하다. 컴백홈이나 1996..을 
 설명하며 태지는 일부러 애같이 들리는 보컬을 통해 언밸런스를 꾀했다고 
 말했는데 4집의 다른 곡들의 보컬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면(굳이 따지
 자면 컴백홈의 난 지금 어디로...하는 부분을 빼고) 이 곡에서의 보컬은 
 기본적으로 애같이 들리는 보컬이지만 고음과 저음역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그 언밸런스에서 분출되는 힘이 더욱더 파워풀한 경우라 하겠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스테픈 킹의 시덥잖은 영화 "옥수수 밭의 아이들"을 
 보셨는지? 어떤 작은 미국의 소도시에서 아이들이 악령에 씌워 마을의 
 모든 어른들을 죽이고 자신들만의 자치령을 꾸려나가고 있는데 길을 잃은 
 한 부부가 이 마을에 흘러 들어와 겪는 3류 괴기물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흔히 어린시절을 동심이라 불리우는 순수,맑음의 시절로만 미화시
 켜왔던 이제까지의 영화와는 달리 순수하기 때문에 더욱 잔혹하고 자신
 만은 더럽혀지지않았다는 믿음에서 상대를 용서할수 없는 가차없음이 
 잘 드러나있는 영화였다는 점인데 이 시대유감에서도 그런 태도를 엿볼수 
 있다. 같은 삼풍사고를 보고 만들었다는 넥스트의 "우리가 만든 세상을 
 보라"에서 신해철이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우리 모두 공범일 뿐이다.'
라고 노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태도이다. 두 사람의 이러한 태도 차이는
 아무래도 나이차이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기본적인 성격의 차이때문이기도 
 한것같다. 태지가 왜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는지 이해할것 같다.
그것은 자신도 그러한(!) 어른이 되버리지나 않을지 두렵기 때문이리라.
은퇴를 결심한 이유중 하나도 영원히 네버랜드의 피터팬으로 순수한 지금의 
 모습 그대로 팬들에게 기억되기 위해서 일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속지의 내용. 이것은 내가 구구절절히 설명 할 필요를 느끼지 않
 는다. 채송아씨. 본적은 없지만 정말 대단한 감수성을 지닌 분이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오히려 태지가 속지를 썼더라면 이렇게 자신의 처지
 를 잘 묘사할수 있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단어 한 마디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히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교실 이데아를 처음
 들었을때 못지않은 충격이었다. 정말 대단한 분이다. 요 근래 읽어본 
 시집 속의 어떤 시들도 따라오지 못할것 같다. 최영미 시인의 제목이 
 지금 생각나지 않는 시중 저녁 식사상의 듬성 듬성 파헤쳐진 조기를 보고 
 자신의 처지를 보는 것같아 전율했다는 시가 생각나는데 그 파워는 이 시
 보다 더했다. 요 근래 이렇게 소위 하위문화라 일컬어지는 문화 속에서 
 이처럼 예기치 않은 진주를 발견하게 된다. 예를들면 내가 요사이 본 
 가장 뛰어난 영상물은 영화가 아니라 Collective Soul의 뮤직 비디오 
"The world I know"였다. 단 3,4분에 인간의 고독, 절망, 생에의 갈망이 
 거의 종교적인 경지까지 승화되어 압축되어 있는 이 뮤직 비디오를 보고 
 거의 몇 년만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이 음반의 또다른 뛰어난 점은 바로 속지의 미술 디자인이다.
디자이너가 전 상일씨라고 했던가. 어딘가에서 넥스트의 "World"앨범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는 얘기를 읽은 것 같은데 한국적인 미를 가장 서구적
 이라는 록 음반의 속지에서 구현하려는 대단히 뜻있는 일을 하고 계시는듯 
 싶다. 넥스트의 음반에서는 성덕대왕 신종(소위 말하는 에밀레 종)의 비천상
 을 표지 디자인으로 선택했고(그러나 그대로 본뜬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변형을 거쳤다는 점을 높이 사주고 싶다.그리고 판소리등 우리 음악과의 접목을 
 꾀한 넥스트 음악의 성격과도 잘 맞는 디자인이었다.) 이번 "시대유감"의 
 표지에서는 그 곡의 저항적 이미지에 맞는 80년대 민중 미술의 어법을 채택
 하고 있다. 아마 요즘 세대에게는 낯선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80년대 대학을 
 다니셨던 분들에게는 너무도 낯익은 걸개그림과 목판화의 디자인이다.
그러나 오윤식의 힘차고 박진감 넘치는목판화가 아니라 두렁같은 집단 창작
 집단의 목판화 같이 세밀하고 잘 다듬어진 디자인과 화려하고 다채롭지는 
 않지만 인상적인 색조의 절제를 통하여 90년대 식으로 변형시키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이것은 거칠고 생생한 록 음악이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잘 다듬어진 록 음악을 했던 서태지의 음악 성격과도 잘 맞아 떨
 어진다. 그러면서도 강하고 파워풀한 힘은 조금도 감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처럼 "시대유감" 음반은 음악 자체뿐 아니라 속지와 표지 디자인에 이르기
 까지 종래의 음반에서 볼수없는 획기적인 수작이라 평하고 싶다. 어떤 분이 
 이 표지를 보고 웃으며 "왠 노찾사?"하고 농을 하시던데 나도 처음보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서태지와 다른 가수들을 구분시키는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껏 오버에서 애써 외면해왔던 언더와 
 운동권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려는 노력.....
뜻모를 이국풍물에 취해 흥청망청하는 다른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와는 달리
(이것은 혜리씨의 기사에서 인용했음) 철원 노동당사와 삼풍 백화점 사고 
 현장, 옥수동 재개발 지구등 지금 바로 여기를 화면에 담으려는 그들과 그 
 스태프들의 노력은 분명 후세의 사가들이 90년대의 한국 문화를 논할때 
 서태지를 빼고서는 말할수 없을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글쓴이: 김소형
 출처: 하이텔 대주운화평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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