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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는 칼박똥필 (리뷰)
by 순간
조회 2535 (2014.11.10)  
게재일 2004-05-27 
시기 7집 
작성자 위저드 
출처 팬사이트 라이브와이어 
출처구분 웹사이트 
내용구분 음악 
분량 전체 
link http://cafe.naver.com/hyeyi/17 
CCL  

오늘은 평소 쓰고 싶던 얘기중에 하나인 태지의 "칼박똥필(feel)"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이 글 역시 철저히 주관적인 글이며 이 글에 대해 강요하거나 설득하려는 건 아님을 밝힌다.



칼박 똥필이란, 태지가 91년까지 몸담고 있던 밴드의 신모씨께서 태지의 베이스를 평가한 말이라고 같은 밴드에 있던 태지와 친분이 있는 김모씨께서 밝힌 바 있다.

(어째서 태지는 신씨 가문과 인연이 많단 말인가. ㅡ.ㅡ;; 마왕도 그렇고 승훈옹도..)

말 그대로, 박자는 칼같이 맞추는데 느낌은 영 ~~ 아니올시다라고 비꼬는 말이다.

반 쯤 자면서 연주하는데도 박자는 기가막히게 맞췄다고 하니, 가히 그 박자감각을 알만하다.


그 밴드의 4집 (에이, 그냥 시나위라고 할란다. 귀찮으..;;)의 베이스를 유심히 들어보면

다양한 연주의 바탕에 딱 정해져 있는 이외의 부분은 건드리려고 하지 않는 절제감이 있기는 하다.

뭐.. 베이스라는 악기가 워낙은 멜로디보다는 리듬 위주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화려하게 뻗어나가나는 기타의 속주나 솔로 부분, 애드립 부분과 비교해서

베이스도 나름의 특색을 가지고 존재감을 표출하여 손색이 없을 정도로 드러나고 있다.


솔직히 시나위 4집보다는 태지보이스 1집을 먼저 접한 나로서는, 

<난 알아요> 처럼 베이스가 화려한 가요는 그 이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관계로 (팝송도 많지는 않았고)꽉 찬 사운드와 더불어 그 화려한 베이스로 인한 충격과 감탄이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비록 내가 음악을 전문적으로 찾아서 듣는 청취자가 아니라 들려오는대로 마구잡이로 듣는 편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92년 당시의 다른 일반적인 곡들과 <난 알아요>는 확실히 구분이 되었던 것이다.


태지보이스의 음반에 비해 태지 솔로 음반이 가지는 차이는, 그 "칼박"의 특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에, 태지보이스 때는 기타와 드럼 세션을 다른 뮤지션들에게 주로 맡겼지만 솔로 때는 태지 본인이 직접 연주하고 드럼 샘플링하고 일일이 수작업해서 태지만의 개성과 음색이 전반적으로 깔렸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 기억을 되살려보자. <내 모든 것> - 손무현씨 기타 솔로, <하여가> - 이태섭씨 기타 솔로, 

<우리들만의 추억> - 이토 기타 솔로, <발해를 꿈꾸며>, <필승> - 팀 피어스 기타 솔로.

이 밖에도 태지가 아닌 사람이 기타 솔로를 한 곡들이 태지보이스 앨범에는 많이 있다.

이러한 곡들은 뭔가 화려하고 기교적인 연주가 사람 귀를 잡아 끌게 하는 매력이 있다.

손무현씨는 부드럽고, 이태섭씨는 기교와 독특한 음색이 있고, 이토는 매끄럽고, 팀 피어스는 풍성하다.

개인적으로 이태섭씨가 태지팬들에게 하여가의 일로 미움 받는 것은 그의 연주 실력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나를 용서해 주오>의 기타 세션도 그가 했는데...뭐, 잘잘못을 떠나서 그 연주 하나만 객관적으로 들어보면 잘 하는 연주임에는 틀림 없고 곡에도 어울린다.

물론 손무현씨와 이토, 팀 피어스도 굉장한 실력가들이고. 오죽하면 팀 피어스는 3집에 이어 4집까지도 같이 작업했을까.

그들의 기타 연주도 무척 좋다. 이런 기타 솔로가 들어간 곡들은 곡의 느낌을 뭔가 융통성있게 들리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나 할까.... 

아니면 곡이 자유로운 형체를 지니게끔 한다고나 할까.... 그런 게 있는데..


다음 곡들과 한 번 비교해보자. 

<난 알아요> 간주 부분, <교실이데아>, <제킬박사와 하이드> - 태지 기타 (솔로 부분 없음)

어라? 하는 느낌이 드시는 분 계시는가? 그렇다. 이 곡들의 기타에는 부드러움이나 화려함이 없다.

대신에 극도로 절제된 기타 리프에 드럼과 베이스가 묵직하게 깔리는 곡들이다.

기타에 자유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주어진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박자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날카롭고 절도가 있다.

<교실이데아> 같은 경우, 그 느낌을 살리는 연주가가 없어서 태지 본인이 연주했다고 할 정도다.


이제 태지 혼자서만 작업한 앨범을 보자. <테이크> 시리즈, 그리고 <탱크>부터 <너에게> 락버전 까지...

기타 솔로가 들어간 곡은 단 한/곡/도/ 없다. 섬뜻할 정도로 박자가 살아있다.

베이스와 드럼이 더욱 강해지고 절제감은 극에 달했다.

그 절정에 이른 곡은 아무래도 <테이크 쓰리>라고 꼽고 싶다.

반복적이고 또 반복적인 기타 리프... 땅끝까지 울릴 듯한 분노의 드럼... (이게 프로그래밍이라니 인간이 할 짓인가)

그리고 강하면서도 묵직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베이스....



이러한 곡들을 듣고 있으면 일견 차갑다, 는 느낌을 배제할 수가 없다.

인간적이지 않다는 느낌과도 어쩌면 이어질 수 있다. (사람 냄새가 없어 ~~)

아마 "똥필(feel)"이라고 가혹하게 표현한 뒷면에는 이런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너무 박자에 치중한 나머지 곡의 느낌을 너무 밋밋하게 만든다, 내지는 너무 딱딱하게 만든다, 일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맞는 소리일 수 있다. 

특히나 흥겨움, 신남, 혹은 서정성 등을 중시하고 좋아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러나 "차가움"도 하나의 느낌이라고 한다면....? "절제됨", "딱딱함"도 음악에서 표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

그럼으로 인해서 곡에 카리스마가 부여되고 더욱 그 음악에 빨려들게 된다면....?

그걸 과연 "똥필"이라고 폄하하면서까지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음악 듣는 것은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태지의 박자 감각을 "신의 경지"라고 표현하는 나 같은 사람도 생기는 것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아 ~~)

그리고 이건 전적으로 내 생각이지만, 태지의 곡 작업 스타일이 뭔가 짜맞춰서 빈틈이 생기지 않는 걸 추구하는 것이라 박자감각도 그에 따른 것이라 여겨진다.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고. 어쨌거나 그 꼬장꼬장한 성격도 한 몫 한다는 것이다. ㅡ_ㅡ;;;;



이번 앨범 역시 기타 솔로가 들어간 곡은 없으나, 태지 혼자서 한 작업도 아닐 뿐더러

곡 성향도 감성적인 측면을 강조했다고 해서 그런지, 그전처럼 딱딱하다거나 차갑다는 느낌은 덜하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고마운 사람은 Heff 아저씨로서... 

그 후련하게 후두려패는 드럼은 가히 태지의 짐을 열 배는 덜어주었을 것이라 짐작케 한다.

헤프 아저씨 덕분에 드럼에 대해 태지가 골치 썩을 일은 훨씬 훨씬 줄었을테니까.

이러 저러하게 쳐주세요 ~ 하고 주문하면 뚝딱 입맛에 맞게 쳐주니까 얼마나 고마운가.

그리고 기계가 아닌 사람이 연주하는 것이니 인간적인! 느낌도 물씬 난다.

그러나 이번 앨범 녹음할 때 헤프 아저씨 살 많이 빠졌을 것 같다. ㅡ_ㅡ;;;;

곡마다 드럼의 비중이 장난이 아닌데다가 엄청 체력을 요하는 듯한 연주도 많이 들리니 말이다.



그리고 그거 아시는가?

98년 이후로 기타 솔로는 없지만 베이스 솔로는 가끔 있다는 거.

정규 앨범에는 이번에 <빅팀>이 그렇고, 

콘서트 앨범에서는 지난 태지의_화 때 <컴백홈> 락 버전이 그랬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베이스 솔로처럼 막 튄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그저 좀 더 기타보다 앞으로 나섰다는 정도...?

나는 그 둥둥 거리는 베이스 솔로를 듣고 환장하는 줄 알았다. 너무 좋아서... ^^;;;;

아무래도 태지는 멜로디보다는 리듬을 더 사랑하는 것 같다.

태지가 초창기에 랩과 비트박스를 한다고 비웃었던 락계의 사람들... 

생각해보면 그 타고난 박자 감각으로 인해 관심을 보였던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락앤롤 댄스의 태지의 비트박스를 따라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ㅡ.ㅡ;;;)

그리고 언젠가 들은 일화로, 이동 중인 차 안이나 밥 먹을 때, 쉴 때,태지는 끊임 없이 손가락으로 뭔가를 두드리거나 흥얼거리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거나 한다고 한다.

같이 밥을 먹었던 누군가는 태지는 쉬면서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일 하면서 밥을 먹는구나, 했다고 한다.(기억력 관계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칼박똥필"이란, 신모씨의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나온 평이고

"신의 경지에 오른 박자 감각"이라는 내 개인적인 생각도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라는 거다.

태지는 리듬을 너무나 사랑하는 한 음악인이고, 그 리듬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른 서정적 느낌들은 다소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 것 뿐이다.

그러나 리듬만 편애하는 건 아니고 사운드의 조화와 균형을 생각하면서 잘 짜여진 사운드를 갖춘 음악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한다. 


그래, 태지 본인 스스로 말했던 레고 쌓기 처럼...하나의 마음에 드는 리듬 레고를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꼭 맞는 다른 음악 레고를 그에 끼워 맞추고...하나씩 하나씩... RC 조립 하듯이... 모양을 갖춰가면서 완성해놓고 흐뭇해 하는 것이다.


"차갑다"는 "나쁘다"와 동의어가 아닌 것이다.

"절제감"은 "밋밋함"과 동의어가 아닌 것이다.

그건 음악을 만드는 음악인의 한 특성이고 개성이다.

그리고 나는 그 음악인의 특성과 개성을 존중하고 사랑한다.

또한 그런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듣는 재미가 무척이나 쏠쏠하다.

그리고는 여지 없이 다음 앨범이 사뭇 기대가 되는 것이다.



서툴고 쓸 데없이 길기만 한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어지러운 세상에 위안이 되어주는 태지의 음악에도 감사를....



새로운 게시판에서 또 글을 올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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