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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태지매니아 2호] <WT Classic music> 팔로 심포니 이야기 (웹진)
by 렌짱
조회 309 (2018.01.11)  

팔로심포니 이야기

팔로심포니를 기획하며... 팔로심포니 기획자 - 물속바람 혹은 감자스프(김윤경)

팔로심포니, 기적의 소리가 시작되다

처음부터 팔로심포니를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부산 콘서트에서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 시간에 '내 모든것'을 부르는 매니아들의 떼창 목소리가 너무 너무 예뻐서 이걸 CD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날 '아, 진짜 노래를 불러서 CD 만든 후 선물하면 되잖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과 동시에 실행에 옮겨 떼창 이벤트를 진행하던 와중 바이올린을 켤 줄 안다는 어떤 매니아가 자신의 연주가 떼창 반주로 들어가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였다.
그때는 그것이 악마의 굴다리 밑으로 힘차게 첫걸음을 내딛는 망소리인줄도 모르고 "어머 어머! 역시 우리 능력자 매냐예요! 꺄꺄꺄!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따위의 맞장구를 쳤는데 그 매니아 역시 "저, 매냐들이랑 꼭 한 번 연주해보고 싶었어요!"라는 위험천만한 언사를 재차 구사하였고, 이에 나는 "어머 어머 그럼 제가 이따가 게시판에 글 쓸 때 또 악기 다루는 사람 있는지 함 물어볼게요~꺄꺄~"라는 돌이킬 수 없는 발언으로 쐐기를 박았다. 

그 후에 모든 것이 터졌다.
스팸보다 많아진 문의 메일과 이름이 안찍혀도 누가 건지 알 수 있는 전화번호 끝자리 7221, 0221, 0811의 대행진. 
아는 동생의 "누나, 요새 사업해?" 멘트가 농담같지 않게 된 일상사. 
'이제는 정말 때려쳐야지'라고 결심했을 때마다 기적인지 원수인지 모르게 터지던 구원의 손길들. 

'편곡은 제가 할게요!' 
'저 베이스 하는데요~' 
'언니 플룻 한명 더 구했어요!' 
'저, 디자인 편집자에요~' 
'감자님, 그 XX님도 같이 하시겠대요!!' 
'감자스프님 제가 XX도 낚아왔어요, 얘 직업이 XX인데 시키면 잘할거에요' 등등. 

그렇게... 별로 체계적이지도 않으며, 정돈되지 않고, 말도 지지리 안듣고, 고집도 엄청 세고, 개성이 강하다 못해 가끔 거꾸로 매달아 주고 싶은 사람들과 조우하게 되었으며, 함께 '어떻게든 오늘만 넘겨보자'라는 정신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부딪치고, 좌절하고, 손내밀기

팔로심포니 앨범을 진행하며 앨범이라는 건 움직이는 한발자국 한발자국이 다 돈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우리 인원이 연주멤버만 따져도 스물다섯 쯤이었는데 이 인원이 들어갈 연습실 하나 구하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악기라는 녀석들은 어찌나 비싸고 까탈스럽게 굴던지 한개의 플룻님이 부상을 입으셨고, 한개는 실종되셨으며, 마지막 레코딩 날 바로 전날에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부상을 입는 대참사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대망의 레.코.딩. 

한정된 예산, 모은 돈에서 택도 없는 레코딩 비용. 갖은 애교와 아부, 쇼부, 인맥을 통해 시간을 연장하고 또 연장해도 정말 택도 없었다. 모자란 시간 때문에 조성된 험악한 분위기에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란 시간, 이어지는 삑사리, 어긋나는 박자, 시간 추가 될 때마다 늘어나는 비용. 
그냥 어느 순간부터는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이 머리가 비워지기 시작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 자리를 빌어 매니아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구하는 바이다. 지금껏 어떻게든 내부에서 해결해보려 하였으나 한계에 부딪쳤다. 우리가 하는 일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재미있어보인다고 생각한다면, 함께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감히 투자를 부탁한다. 밥값 제대로 해내겠다. 깨끗하게 쓰고 투명하게 공개할 자신도 있다.
만약 자금적인 여유가 된다면 우리의 이 프로젝트가 1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2집, 3집으로 이어져 더 많은 매니아들이 참여하고 그 꿈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팔로심포니가 지향하는 목적과 바람

일단 우리의 목표는 앨범 발매가 우선이다. 그리고 허세 좀 보태서 이야기하자면 한 오케스트라로서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팬덤 내부에서는 큰 발걸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서태지팬덤은 유난히 음악을 하는 사람이 많은 팬덤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 있는 이 작은 자국이 음악을 하는 매니아들에게 작은 희망과 작은 무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취미로 음악하는 매니아나,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매니아나, 한 번 음악을 해보고 싶은 매니아들에게 팔로심포니가 기회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장의 음악을 매니아들과 함께 연주하고 즐기며 그로부터 받았던 음악을 조금이나마 그에게 돌려줄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청소년매니아들이 팔로심포니를 통해 다른 곳에서는 하기 힘든 경험을 쌓고 배우게 된다면 정말 보람찰 것 같다.

그리고 그외에 나같이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철저한 문외한 같은 사람들에게도 팔로심포니는 재미난 놀이터이자 실험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나는 음악 이론을 알지도 못하고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지만 다른 매니아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격려도 하고, 박수도 하고, 내 감상을 말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었다.
겪으면 겪을수록 혼자 듣는 음악과는 너무나도 다른 멜로디와 음율, 그리고 감동이 있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주말을 포기하게 했는지, 사비까지 들이며 뛰어들게 했는지, 주말마다 포항과 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를 타게했는지, 자신의 인생의 한 기점이 되었다고 말하게 되었는지 상상해보라.

그리고 이 상황에서 조금 엉뚱하지만 한 번쯤 해보고 싶은 말을 하려한다. 

매니아들이 스스로 지니고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그 열쇠는 한국 최고의 문화 컨텐츠가 태어날 수 있는 실험실의 열쇠가 될 것이다.
서태지와 서태지팬덤은 이미 창작집단이다. 
팔로심포니는 반쯤은 장난삼아, 나머지 반의 반은 게임처럼 시작했고, 그 나머지는 아직도 뭐라 이름 붙일 수 없는 관성 때문에 여기까지 온 일이었다. 
개인과 몇몇의 사람이 한 일이 아니라 이 집단 내에 이미 어떤 욕구와 힘이 내재되어 있었다. 나는 감히 이것을 문화적인 실험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서태지'와 '서태지팬덤'이라는 이름이 만들 수 있는 재미와 도전은 아직도 계속 진행중이며, 더 폭발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우리의 바통을 이어 받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태지 팬덤이 늘 그랬듯이 계속 더 재밌어지고 멋있어졌으면 좋겠다.

팔로 심포니에 참여하며...음악감독 조진주

FFALLOS SYMPHONY

사실 처음엔 그저 앵콜 공연장에서 포스터를 들고 오케스트라 모집을 한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진행자 감자스프님의 모습이 왠지 너무 애처로워서 미국 가기 전에 한번 해줄까…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웬걸 얘기를 하다 보니 처음엔 바이올린 멤버로, 그 다음엔 지휘자로, 그 다음엔 음악감독으로, 그 다음엔 편곡까지 도맡게 될 줄이야…;; 자고 일어나 보니 어쩌다 내가 팔로스 심포니 총대 멤버가 되어있었다. 뭐 내가 다 자처한 일이니 할 말은 없지만 녹음이 끝나고 시간이 좀 지난 후 생각 해 보니 내가 참 큰일을 벌렸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나하나 말 할 수도 없는 우여곡절도 많고 문제도 정말이지 너무 많았는데, 그때 마다 누군가에게 손 벌릴 수도 없이 진행 팀과 상의 해서 고비를 넘기면서 어느새 한 뼘 더 자라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팔로심포니 개개인 멤버들도 처음 신천 연습실 첫 리허설을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이들 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고맙다. 직장 다니는 매니아는 휴가를 내서 연습 없는 평일까지 파트 연습에 참가하고, 학생 멤버들은 시험이 끝나자 마자 공연 준비를 위해 연습실로 달려가고, 다들 바쁜 시간 내서 연습해오고 하는 것이 말이 쉽지 막상 하려면 참 어려운 일인데 대부분의 멤버들이 정말 성실하게 준비해 줬다.

토요일, 일요일 아침 늦잠을 포기하고 신천에 도착해 보면 연습실에는 지난 밤의 뽀얀 담배 연기 냄새가 매캐하게 공기 중을 떠돌고 있었다. 환기를 시키고, 전등을 바꾸고, 의자와 악보대를 제자리에 놓고, 엠프를 켜고, 키보드를 설치하고, 항상 고장 나 있던 드럼을 임시방편으로 어찌어찌 해보고… 매주 반복되는 악조건의 연습인데도 마지막 주가 되자 모두들 너무나 익숙하게 연습을 하고 있었고 녹음날도 힘들긴 했지만 다들 밝은 모습으로 끝까지 해주었다.

10월4일이 공개 되었을 때 닷콩과 위태의 반응을 보면서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떠오르는 건 모르긴 해도 모든 멤버들이 그랬을 것 같다. 우리 팬덤, 정말 최고다!!

편곡노트

처음 10월4일을 공개했을 때 매니아들의 반응을 보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많은 분들이 원곡과 많이 달라서 놀랐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100% 의도된 바였기 때문에 놀라는 모습들을 보며 즐거웠다. 편곡이라고 해놨는데 너무 비슷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기도 했고, 오빠의 첫사랑은 그저 아련하고 스쳐간 바람 같은 기억일 지 몰라도 나에겐 첫사랑은 참 아픈 추억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큰 스케일의, 그리고 조금 더 감정이 풍부한 10월4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곡 구성을 처음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느려져서 드라마틱하게 터지는 부분을 만들자, 라는 것이었다. 우리끼리 ‘빵 터지는 부분’ 이라고 불렀던(ㅋㅋ) 클라이맥스 부분에 일렉기타를 넣고, 그 부분까지는 ‘쓰담쓰담’ 이 나오는 부분에서 쉬어가기는 해도 처음부터 계속 점점 고조되어 간다는 것이 전체적인 구도였다. 그리고 밴드가 없는 오케스트라 만의 약간의 인트로를 만들고 싶어서 피아노 솔로, 그 다음엔 플룻, 그다음엔 스트링으로 연결되는 4마디를 추가로 만들었다. 그리고 빵 터지는 부분 이후에는 대조적으로 피어 오르는 듯한 부드러운 분위기로 아련하게 마무리 하고 싶어서 시원스레 끝나는 원곡과 달리 조금 더 여운을 남기려고 보컬 라인도 아주 약간 수정하고 스트링을 중심으로 편곡했다.

이런 전체적인 구성이 잡히니 한번도 해보지 않은 작업이라 조금 느리기는 했지만 많이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다음에는 그냥 그때 그때 음을 채워 넣는 노가다 였달까...ㅋ 그런데 사실 녹음된 버전에는 중요한 두 가지 파트가 빠져있다. 타악기의 한 종류인 마림바와 베이스의 부재가 있었는데, 그 두 가지 악기도 녹음을 했더라면 더 느낌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MPS Fest

팔로 심포니의 보컬 또한 폭발적인(?) 관심이 집중 되었는데, 사실 보컬 압뿔사님은 피아노로 팔로심포니에 들어오신 분이였다. 갑자기 못하겠다고 연락 날리시고 잠수 타신 보컬 분 덕분에 밴드에서 보컬 경험이 있는 압뿔사님이 갑자기 보컬로 등극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10월4일에 잘 맞는 음색으로 불러주어서 녹음실 분들도 노래 꽤 한다며 놀래셨을 정도! 

이번 1월 9일 MPS 공연에서 최초 공개될 F.M BUSINESS는 현악 사중주, 피아노, 그리고 플루트 한 명으로만 이루어진 작은 앙상블이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어렵고 화려한 테크닉을 많이 사용할 수 있었고 폭발력 있는 솔로적인 소리가 많이 나올 듯 하다. 피아노 라인도 피아노 전공자의 도움을 받아 훨씬 더 화려하게 만들어냈고, 한 라인 당 한 사람 밖에 없기 때문에 사운드 자체도 약간 특이 할 것 같다. 밴드음악에는 항상 기타만 솔로가 있는데, 이 편곡은 솔로악기가 3개 정도 있는 것과 같을 듯. 개인적으로는 10월4일 보다 더 작업이 잘 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는데, 어떻게 봐 주실 지 모르겠다. 애석하게도 이 곡은 녹음이 이루어지지 못할 듯 하니 많이들 와서 들어주셨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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