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 아라스 [ taiji ] Vote: 225, Hit: 828, Lines: 132, Category: Etc.
[뒤늦은 후기] 태지매니아라서 행복해요 -STUDIO 2000
작성자 : 아라스 추천 : 23, 조회 :604
[뒤늦은 후기] 태지매니아라서 행복해요 -STUDIO 2000
왜 이제야 쓰냐구요?
그때 안썼기때문에!!
(;;;;;)
후훗.
어제 갑자기 이 때의 공연이 떠올라 행복했어요. ^ ^
함께, 행복을 나누고 싶어서요. ...
모두들 마음이 복잡하시죠?
저처럼, 태지매니아로 느꼈던 최대로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 떠올려 보는 건 어때요?
2000.10.26
태지매니아들은 가장 인상깊었던 사전녹화로 워커힐을 꼽지만, 나는 스튜디오 2000을 꼽는다.
그 날이 가장 즐거웠다기보다는 그 날을 떠올리면 현실과 유리된 어떠한 비현실적인, 마치 꿈인 것 같은, 이상야릇한 기분이 들기 때문인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 날의 슬픔, 그 날의 기쁨, 그 날의 흥분이 그 때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시작되는 나의 미스테리 데이.
. . . . . .
그 날 밤에 발표된 송아언니의 사서함.
잠도 안오고 불안했지만 지금 뛰쳐나갔다간 앞으로 있을 모든 공연이 위험해지므로 날이 밝을때 까지 참기로 했다. ;
그리고 새벽- 잠이 덜깬 부모님께 얼굴을 확인하고 뛰어 나갔다.
(멍한 우리 부모님. ;;)
아직 시월인데, 뭐가 그렇게 추운지 달리면서도 너무너무 추웠던 생각이 난다.
문래역에서 내려 뛰기에는 꽤 먼 거리였지만, 목숨걸고 뛰.었.다.
그때의 내 번호는 잘 생각 안나지만 125*쯤 이었던 것 같다.
줄을 서고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앞에서부터 소문이 들려왔다.
"너무 작아서 1000명도 못들어 간데요.."
"아니 600명도 못들어 간데요..."
"600번대 아이들도 간당간당해요.."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하지만, 워낙 태지를 본 적 없는 나는 금방 그 운명에 순응했다.(;)
에휴- 내가 무슨 팔자에(;) 태지를...
그러나 이미 두 개 있었던 수업은 대출 부탁을 완료했고(;)
그래도 태지 근처에라도 있겠다는 신념으로 그냥 기다렸다.
이윽고 수호대원들이 1000번 뒤에 있는 아이들에게
별로 가망없으니 가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해주었다.
웅성거리며 몇몇 사람들은 흩어졌고, 나는 나보다 조금 더 앞에 있던 아는 언니들과, 내 주위에서 금방 얼굴을 튼(;) 아이들과 그냥 주저 앉아 있었다.
너무 춥기도 하고, 그래서 인지 그냥, 멍-해 있었는데
(거기는 인도였고 옆에는 도로였다. , 지나가는 차량안의 사람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이 계속 쳐다보고 무슨 줄이냐고 물어봤다..;)
갑자기 일군의 어떤 분들이 음울한(;;) 소리로 태지가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태지팬 힘내자,"를 외치셨다.
그러자 멍한 우리들은 현재의 우리 처지가 각성되면서 그 때부터 슬퍼졌다.
못들어간다는 것 자체보다는 나와 태지의 그 한없는 거리가 느껴졌다고 할까. ;
절망의 나락에 빠졌지만,(;) 이상하게 그냥 돌아가기 싫어 그냥 계속 쭈욱- 거기 있었다. (;)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정말 너무너무 추웠고, 도로변이라 공기도 안좋았다.(;;;)
그렇게 추위와 이유없이(;) 싸우던 중 갑자기 태지가 아프다는 소문이 앞줄로부터 들려왔다.
"오잉? 이게 무슨 소리.."
줄을 벗어나 앞쪽으로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
하지만, 난 별로 그 사실이 다가오지 않았고,
나는 아직 숙성이 덜된 태지휀인지, ;; 태지는 절대. 아플리가 없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수호대원들은 태지, 안아프다고 말해주었고..
정말 아플까,? 아닐까? 에 대해 토론하고 나니(;) 시간은 벌써 새벽에서부터
오후 8시가 넘은 시각.
그러던 중 앞에서 들려오던 환호성..
"2회 공연 결정!!"
철부지 나는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너.무. 좋.다.
^______^
나는 다시 한번 태지 앞에서의 충성을 다짐하고.. ;;
그러나 몇몇 분들은 태지 아픈데 2회 공연은 안된다며 12시간 이상 기다린
그 곳을 미련없이 떠나셨다. .. 우리가 없어야 태지가 공연을 안할거라고..
그 분들을 생각하면, 내가 정말 태지휀이 맞는가 싶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공연장.
정말 공연장은 너무 작았고, 더구나 4개의 면에 분산되어 서있으니 태지가 그렇게 가까이 있을 수가 없었다.
공연장에서마다 눈이 맞추친다고 착각하지만,(;) 정말로 100% 확신하면서 눈이 마주친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지금까지는 마지막인데,..
정말 비현실적인 현실이였다.
어떻게 내가 태지랑 눈이 마주칠 수 있지? ...
처음 가까이에서 찬찬히 본 태지는 정말 생각보다 너무 작고 말랐고 그리고 사람이었다.
한 눈에도 아파보이는 얼굴과, 정말 너무 가느다란 허리를 가진.
오랜 기간 나의 영웅이었던 태지는 아플수도 있는, 진짜 형체를 가진 인간이었다.
그걸 알아챈 순간, 그 곳에 있던 나는 음악에 몸을 맡기면서도 우리 휀들과 태지의 감정의 흐름이 보이는 듯 싶었다.
더구나 컴백 이후 휀들에게 입을 다물고 있던 태지는 갑자기 말을 하더니, 그것도 샤랄라 버전의 말을 던지기 시작하고 몸을 공연장 밖으로 내밀고 휀들에게 몸을 내맡기는 듯한 포즈를 취하기도 하는 태지.
그때의 그 미묘한 우리와 태지의 감정의 흐름들...
아파서, 마음이 약해졌다고.. 말들을 하지만,..
그냥 얼핏 한 조각의 태지의 진심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착각일까? ...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태지의 휀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내가 어떻게 다행히도 이 사람을 좋아했나 싶은 알 수 없는 행복감.
인터넷 방송때, 어느 여학생이 짝사랑일지도 모르겠다는 말에
"아닐걸요-"
라고 대답했던 태지의 말이 늘 오버랩되어 떠올리게 되는 내 행복한 추억.
미스터리 데이, 2000.10.26
+생각보다 이번 일의 파장이 크네요.
혼자 샤랄라라서 뻘쭘하지만, 남들에게 무얼 요구하기 보다 나 스스로 태지매니아 속 행복을 찾을 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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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빙 기간 : 2019년 7월~8월 / 옮긴이 : 서태지 아카이브 프로젝트팀, 태지매니아 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