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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후계자론 part 마지막 : 혼돈스러운 독백 (기타)
by 롤롤
조회 393 (2019.05.13)  
게재일 2014-11-04 
시기 9집 
작성자 프리즘, controversy,ㅅㅅㅅ(207.38) 
출처 디시 서태지 갤러리 
출처구분  
내용구분 대중문화, 음악, 인물탐구 
분량 전체 
link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no=299069 
CCL  

(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에서 마지막으로 힘을 내서 씁니다.  하지만 저는 글쟁이가 아닙니다. 영양가가 떨어지는 글이 될 것입니다.  단, 그것은 너무 어려운 주제를 목표로 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포스트 서태지를 논하려면 적어도 서태지를 이해해야 하는데 나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저도 너무 미달입니다.

제목 그대로 혼돈스러운 독백으로 마무리 합니다.  앞으로 이런 류의 장문의 글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1. 서태지 이전의 아티스트들을 검토한 결과: 가요(대중음악, 그게 락이든 무슨 장르든) = 노래 그리고 편곡은 그저 거들 뿐. 반주일 뿐.


-송창식:다소 독창적인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 수 있음. 다소 독창적. 너무나 아름다운 독자적인 금자탑과 같은 보컬.

-한대수:괜찮은 멜로디를 만들 수 있으나 다소 진부함. 필이 독창적이며 선구적. 독특한 필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탁월한 보컬.

-신중현:위대한 기타리스트. 남들이 하는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이 아님. 정말 위대한 솔로를 곡마다 보여주고 있음.  락적인 필 좋지만 편곡은 흉내에 그치고 있음. 락의 구성요소중 하나인 퇴폐미가 있음. 음악적으로 진보적 태도. 훌륭한 멜로디 메이커. 사회의식 있지만 당대 사회 분위기상 내보이기 쉽지 않았던듯.

-조용필:가장 서태지에 근접한 인물. (서태지 기준으로.)


2.서태지 이후의 아티스트들을 검토한 결과: 논할 정도의 가치가 부족함. 포스트 서태지 없음.  



3.서태지:미쳤음.


1)미쳤음.

일단 서태지 전후로 편곡을 이정도로 하는 인간은 그냥 없음.  비교할 대상도 없음.  김동률?  윤상?  신해철?

프로 작곡가 만날 일 있으신 분들 물어보기 바람. 편곡 작업중 끝판왕이 뭐냐고.  화성법도 아니고 대위법도 아니고 오케스트레이션도 아님. 믹싱도 아님.  끝판왕은 [곡 구성]임.  쉽게 말하면 인트로,후렴,브릿지등을 어디다 몇마디로 배치할건지의 문제임. 더 복잡하게 들어가면 후렴을 몇개로 할건지 브릿지를 넣을건지 말건지 넣을거면 몇개를 넣을건지 에이파트는 어떻게 할건지.


이때 일반 대중음악 작곡가들은 두 방식으로 나뉨: 

1)전통적인 가요 패턴을 그대로 따름 (패턴:예를 들어 발라드의 경우, 전주->1절->브릿지->후렴->기타솔로등 ->2절->브릿지->후렴)

2)해외 트랜드의 히트한 패턴을 그대로 따름.(락이면 락 알앤비 발라드면 발라드 등등.)


내가 알기로는 오직 서태지만이 '독창적인' [곡 구성]을 만들어내고 있음.  이건 편곡에 도가 터야 나올 수 있는 것임. 


따라서 서태지 전후로 편곡을 이 정도로 하는 인간은 그냥 없음.


2)미쳤음.

예를 들어 하여가 같은 경우 그의 역작 중 역작임. 외부적으로도 그렇게 인정받고 있음.  레전드급 아티스트라고 해도 자신의 작품 중 그 정도의 성과(작품성,대중성 모두 획득)를 거둔 곡이라면 일종의 셀프-레퍼런스를 하기 마련임.


그런데 서태지는 미쳤음. 자기 입으로도 "난 싫증이 잘 나서 하나(의 장르나 스타일)을 계속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했지만 그 정도 수준이 아니고 그냥 미쳤음.  단순히 장르나 사운드 캐릭터(신스를 사용했는가 디스토션을 사용했는가 등등)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지금까지 자기가 만든 음악 전부 리셋해버리고 처음부터 제로 베이스부터 다시 음악 시작하는 느낌임.


엑스 재팬같은 동양 최고의 락밴드(물론 라르크앤 시엘이나 비즈, 글레이 미스터 칠드런 그리고 유독 니들이 좋아하는 원 오크 록 범프 오브 치킨 등등 기라성 같은 밴드들 많지만 그래도 여기엔 이견이 없을거라고 봄)을 거의 서태지 급으로 혼자 다 끌고 가는 요시키 조차도 알다 시피 셀프 레퍼런스가 있음.   그런데 서태지 이 인간은 없음.  그게 성공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건 미친것임.  그때마다 해외 트렌드 레퍼런스하니까 그렇다고?   평론가 개새끼들 대가리를 쪼개버리고 싶음.  하나 물어보자.  서태지 밴드하지?  최근 5년간 트렌드 이끈 밴드가 어떤 장르지?

콜드 플레이,마룬5,뮤즈 아닌가?   니들 뮤즈 거의 10만 놓고 스타디움에서 공연하는거 봤잖아.   

서태지가 트렌드를 레퍼런스 한다고?  다들 속은거다.   서태지 그 인간은 언제나 자기에게 어울리는 것을 레퍼런스 했을 뿐이다. 그건 무슨 소리냐.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단지 곡을 돈벌이로 보고 븅신같은게 롤스로이스 팬텀 타면 그게 인생 성공인걸로 착각하는 그런 병신 작곡가들 대가리엔 뭐가 없는 줄 아냐? 바로 [[[[[[[[[[[[[정체성]]]]]]]]]]]]]]]]이다.   

그러니까 좃대도 없는게 줏대도 없이 해외에서 히트하는 트렌드 가져다가 쓰는거지.


서태지는 아냐.   이 인간은 정체성이 있다. 아 물론 자신도 자기 정체성이 뭔지 확고히 깨닫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그의 음악의 중심에는 자기 자신이 기준이라는 것이다.  돈도 기준이 아니다.  명예나 스타성도 기준이 아냐.  사회의 평가나 심지어 팬들의 반응도 기준이 아니다.  이 인간은 미쳤다고.   이거 다 연습이라고.  



마치 현재 서태지는 원본 서태지의 아홉번째 복제된 인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라고 느낄 정도임. 

장르 갈아타다가 이제는 자기 스타일 탐구하는 중이라는 것으로도 설명이 안될 정도로 너무 앨범마다 단절이 심함.

단, 6~7집은 뭔가 된다고 느꼈는지 유사한 어법과 편곡 스타일(섹션,기타 톤,리듬 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뭐가 싫증이 난건지 벽에 부딪힌건지('제로'의 자기 고백)  싹 다 갈아엎고 8집 사운드 시작.


본인이 내린 결론은 이것임: 이 인간은 아직도 '연습'중이라는 것.

그리고 야망이 나조차도 상상도 못할 정도로 큰지도 모름.     정말로 세계 최고의 뮤지션의 꿈을 전혀 버리지 않고 있는 건지도 모름.

다시 말해, 다시 보라색論으로 돌아가보자. 자, 이 세상에 현재 존재하는 색은 보라색과 흰색,검정 그리고 빨강,파랑,노랑색이라고 하자.  그 외의 색은 없다고. 어떤 위대한 아티스트의 조류(락으로 따지면 6~70년대)가 보라색을 창조했다. 다만 그건 빨강과 파랑을 섞은 색이지 원색이 아니다.(삼원색 검색해라)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위대한 거다.(빨강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발견은 할 수 있어도.)


서태지는 초록같은걸 만들어내고 싶은것 같다는게 내 결론이다.


..........여기서 하나의 문제점이 포착된다.   편곡에 독창성도 있고 테크닉도 죽이고 구성력도 죽이고 멜로디도 기가막히게 뽑고 랩도 기가막히게 뽑고 가사는 문학 작품 수준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맛이 기가막히게 있지는 않다. 그건 마치 초록 같은거다. 

세상에 없는 색 '초록'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위대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초록'이 누구나 좋아하는 색이라는 보장은 없다. 심지어 아무도 안좋아 할 색일 수도 있다.


여하튼 서태지 스스로도 아직 자기가 뭘 원하고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냥 미친 인간 같다.

  

 

4.감탄은 이제 의식적으로라도 그만하자.


내 말이 그말이다.  감탄은 이제 의식적으로라도 그만하자.  내가 분명히 장담하는데 일본이든 미국이든 영국이든 3국중 한 국가에서 [[[[[[[[[[[[[[분명히 서태지 연구하는 사람 나온다.]]]]]]]]]]]]]  여기까지만 감탄하고 마치겠다.   이 인간은 미쳤다. 진짜로.

한국에서 그것도 90년대에 등장했다는건 신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 물론 곡은 별로일 수도 있다.  대중적으로 히트 하지 못할 수도 있고(솔직히 말해서 히트한게 이상한 것임) 심지어 니들이나 나도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건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라고 밖에 나는 표현 할 수가 없다. 이에 걸맞는 표현이나 설명을 하려면 난 평론가로 새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5.그래도 포스트 서태지는?


희미하게 무의식적으로 지난 몇년간, 그리고 최근 몇달간 나름 세계의 명곡 순례를 역사 발전에 맞추어 해오면서 다소 의식적으로 그리고 최근 이 글들을 쓰면서 꽤 의식적으로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해왔는데 정리는 안된다. (정리 되는게 이상한거다. 정리가 된다면 제가 포스트 서태지를 하겠죠.)  다만,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화두들이 몇개 있었는데 그걸 적어본다. 


1)서태지와 아이들의 유산과 서태지의 유산

결론적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유산은 SM의 에쵸티로 시작해서 현재의 모든 아이돌에게 성공적으로 계승되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의외로! 댄스가 주무기였다. 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  난 알아요는 사실 회오리춤(태권도 동작 춤) 때문에 뜬거다. 


2집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서태지만의 음악과 작 편곡 방식의 계승은 아직까지 실패에 가깝다.  알게 모르게 그의 작업방식 또한 조용히 계승되었고 업계 표준?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계승이었다. 단순히 해외 트렌드를 캐치하고 그것을 카피해서 적당히 버무리고 거기에 가요 감성에 맞는 멜로디와 가사를 얹고 대중들이 이해할 만한 수준의 구성으로 곡을 만든다?서태지는 그렇게 작업하지 않았는데 업계에서는 그 겉만 보고 잘못 계승한 것이다.


2)GD

양현석이 포스트 서태지를 목적으로 만들어 냈지만 실패한 케이스.  편곡은 '트랙'이라는 미명하에 '프로듀서 형'들이 만들어주고 그 위에 흥얼거리는 식으로 곡 만든다고 치자. 난 그것까지도 영리한 접근이라고 본다. 슬래쉬가 기타 리프 만들어오면 액슬로즈가 흥얼거리고 지미페이지가 기타 리프 만들어오면 로버트 플랜트가 흥얼거리고 존 폴 존스가 베이스 넣고 존 보냄이  드럼 넣고 뭐 그런 거니까. 하지만 가사에서 사이즈가 나온다. GD는 그냥 셀러브리티 대접 받고 섹스 많이 하고 돈 많으면 그걸로 끝이다.  자아따위는 없다. 만들어지지 않은 척 만들어진 존재.


3)싸이

자기 세계가 있는 훌륭한 아티스트가 기가막힌 운으로 빌보드 2위가 된 뒤 자기 세계가 무너져 버렸다. 자아가 있지만 세계관이 작다. 그러고 보면 딱 신해철 정도가 한국에 '있을 법한' 위대한 아티스트였던것 같다.  서태지는 존재 자체가 말이 안되고. 


4)자우림,이적

자아가 있고 세계관도 비교적 있지만 음악을 열심히 안한다. 서태지보다.


6.그러면 포스트 서태지는? :진보된 의식


상상속에서는 가능하다.  서태지만큼 음악을 할 수 있으면서 서태지보다 뛰어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결국 서태지가 서태지가 된 이유는 당대의 보편적 무의식적 의식보다 훨씬 진보된 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표현했고 그걸 당대의 대중들에게 설득해냈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그 설득력의 원동력은 기가막힌 음악(그리고 두 조력자의 기가막힌 안무도 분명 일조 했고.) 때문이었다.

 

자, 음악은 어찌어찌 서태지만큼 한다고 치자.  

두번째 조건(당대의 보편적 무의식적 의식보다 훨씬 진보된 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표현했고 그걸 당대의 대중들에게 설득해 내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일단,  서태지 등장 시기 90년대의 한국은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미개했다.  당대 락스타인 메탈리카의 라이브 영상을 보려면 신촌의 영상음악 다방이라는 곳에 가야 했다. 인터넷도 없었다.   의식도 딱 그 수준이었다. 당시의 미국,일본의 어떤 선진화된 의식과 비교했을 때 말이다. 일부 지식인 층이나 젊은 친구들이 어느정도 미,일의 선진화된 의식에 주파수를 맞추기 시작했고 그게 패션, 헤어스타일 등으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고 그게 서태지의 등장으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온 것이다. 그때는 선진화된 의식의 표현이 어렵지 않았다. 솔직히. 용기만 있으면.   대체로 이런 수준이다. '왜 머리 염색은 불량한 것으로 보는거지?' '왜 학생은 선생에게 싸대기를 맞아도 무조건 복종해야 하지?'  '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국민들의 투표로 뽑지 않지?'

뭐 이런 수준이다.  외부 선진국에 이미 답이 다 있던 수준이라고.  다만 용기가 필요했을 뿐.


그러나 2014년의 한국은 세계와 동시간대로 돌아간다.  뭐 그건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물론 미,일은 여전히 우리보다 선진화된 의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우리가 무작정 '본받아야 한다' 수준의 갭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대체로 맞다. 커다란 흐름에서 말이다. 당대의 거대한 부조리에 대해서 스스로 사고하고 공부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차세대를 이끌 만한 진보된 의식]은 깨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조중동 새누리, 박근혜를 까거나  무조건적인 반미 통일에 대한 민족주의적 환상 같은 한국의 미개한 진보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당대의 세계를 흐르는 거대한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과연 자본주의는 완벽한 것인가. 민주주의는 완벽한 것인가.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가.  왜 인류 최초로 최고 수준으로 쳐먹고 사는 걱정이 없는 세상이 되었는데 왜 아직도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가.  같은 것들.


진심으로 고민하고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신해철은 진심으로 고민했지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가사에 욕밖에는 안나오지.  고인도 냉정하지만 깊이 관찰한 평가라면 섭섭해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그 분은 공부 하지 않았다. 다만 공부 량에 비해 말발이 기가막혔을 뿐이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손석희의 인터뷰를 다시 보기 바란다.  분명히 '그런 문제는 공부가 필요한데 저는 아직..ㅎㅎ'라는 대답 있다.


 진보적이고 싶으면 공부를 해야 한다.  진보라는건 결국 새로운 대안을 내놓은 일이다. 새로운 대안이라는 것은 현재의 것보다 더 좋아야 하는건 당연한 것이다.  지금 먹는 짜장면보다 더 싸고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 먹는 짜장면 까기 전에 우선 짜장면이 뭔지  공부부터 하라는 거다. 대학은 존나게 많은데 공부하는 새끼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학생이건 교수건.


통찰력을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환원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아니면 그런 지혜를 당대의 학자들이나 저술가들 혹은 언론인들이 먹기 좋게 잘 요리해서  대중들에게 공급해야 하는데  학자들은 돈에 지고 저술가들도 돈에 지고 언론인들은 진영에 진다. 미,일도 그런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데 한국은 아예 그런 시스템이 있던 적도 없었다. 붕괴될만한 무언가도 없었다고.


따라서 당대의 한국에서 그러한 진보적인 의식을 통찰력을 바탕으로 음악으로 표현한다?   차라리 학자가 했어야 할 일 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것 같다.  유치원생 수준으로 예를 들면 이런거다.  마이클 샌댈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철저히 공부하고 거기서 얻은 나름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가사를 만드는 수준.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니체의 순수 이성 비판 같은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음악도 해야 하고.

난 지금 음악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 알지?)


서태지는 불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적어도 대안을 이야기 했고 혹은 경고를 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진영논리도 아니었고 몇몇 언론의 헤드라인에 경도되어 팩트에 대한 고찰도 없이 그 헤드라인이나 앵무새처럼 제창하는 수준과는 격이 다르다. 그의 통찰력은 인터넷 전쟁에서 가장 알기 쉽게 드러나고 그 외에도 

헤피 엔드와 현재의 걸그룹 덕후들 그리고 빅팀과 최근들어 심해지고 있는 여성 성희롱 문제(최근 군부대 여성 장교 자살 등등) 등 거의 10년을 앞서서 보고 있는 그 가공할 만한 통찰력은 연습이나 공부같은 걸로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적어도 진보적 사고로 대안을 이야기 하려면 위에 말한 방법 뿐이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통찰력도 생길 것이고.   


음악하는데 무슨 그런게 필요해?  음악만 잘하면 되는거 아냐?    응.  그러면 너는 서태지 하지 말고 김동률이나 박진영 같은거 하면 됨.


결국 진보된 의식을 최고수준의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만이 서태지가 되는 방법이다.  재미있는 것은 진보된 의식을 최고수준의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에 최적화된 장르가 바로 Rock이라는 것이다.  물론 소울이나 포크로도 표현이 가능하지만 락이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고 나는 느낀다.  


7.그렇다면 포스트 서태지는?


1)조건1

결국은 서태지보다 더 성공해야 한다. 성공의 기준은 여러가지겠지만 결국 뮤지션에게 성공의 기준은 차트 순위와 앨범 판매량이 아닐까. 그리고 라이브에서의 관객 동원력.   그리고 한국의 경우 해외 진출의 성공일 것이다. (싸이의 빌보드 차트 2위와 기타 아이돌 가수들의 해외 팬덤, 일본에서의 성공과는 좀 다른 성공을 난 말하고 있다.)  마돈나가 싸이를 재롱의 대상으로 쓰는 그런거 말고,  카라가 일본의 유재석 급이 진행하는 초 유명 토크쇼에 등장하는 그런거 말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는 오르지 못하더라도 앨범 내면 빌보드 앨범 차트 10위 안에는 드는 것.진짜로 전미 투어를 하는 것. 동양에서는 락의 초 강국 일본 조차도 이루지 못한 꿈이지만. (라우드니스의 경우는 '진짜' 전미 투어를 했고

아키라 타카사키는  미국에서도 진짜 '기타 히어로'중 하나지만. 그것도 조루에 그쳤다.) 


차트 순위는 물론 공신력 있는 차트를 말하는 것이다. 오리콘이나 빌보드. 앨범 판매량도 국내에서만 50~70만장은 찍어줘야 할 것이다. 라이브가 특히 중요한데 여기서 뭔가 세계수준의 공연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관객 반응까지 합쳐서.

마치 엘비스의 공연을 보고 지금껏 없던 자극에 팬티를 벗어 던질 정도의 광기에 취한 반응이라던가 콘의 99년 우스스탁 공연처럼 지금껏 보기 힘들던 십만 관객의 단체 무빙이라던가.  그런 전에 없던 무언가가 관객 반응으로 꽃을 피워야 한다.



2)조건2

서태지보다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때의 '자연스럽다'라는 것은 매우 다면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내가 이전에 "8집 게릴라 공연 보고 뭔가 진짜가 아니라고 느꼈다"라고 쓴 것은 일단 수정한다.

7집의 라이브 무대들을 찾아보다 보니 진짜가 아니라고 평가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락킹한 무대였다. 단, 대한민국에서. 보컬도 매우 좋았다. 그의 음악을 표현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블라디 보스톡 선상 공연 어쿠스틱 영상이 매우 좋은 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송창식의 보컬을 들으면 모든 기준이 달라진다.  보컬 자체가 음악이다. 

연주도 마찬가지다.  오버더빙이 너무 심하다.  뭔말이냐고? 쉽게 설명하겠다.  고딩 밴드들이 카피해서 지들끼리 합주해도 왠만큼 비슷하게 나와야 한다.  악기 연주 난이도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메탈리카의 마스터 오브 퍼펫 같은 경우 진짜로 일렉 기타 두대,베이스 한대 드럼 한대 그리고 보컬로만 이루어진 음악이다.  너무 고전이라고?  2010년대의 밴드 마스 볼타도 마찬가지다.  마룬 5도, 콜드 플레이도.


[라이브에서 앨범 사운드 그대로 사람의 연주로 재현이 가능하다]라는 조건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단,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일렉 사운드가 깔리고 보컬도 라이브에서 오버 더빙이 깔리고 코러스가 깔리고 그게 [나쁘다] [별로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차이점]]]]]]]]]]]을 만들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즈앤 로지스의 유즈 유어 일루젼 앨범과 메탈리카의 블랙 앨범으로 당대의 메탈 씬은 끝판왕을 찍었다.  

사실 레드 제플린과 딥 퍼플 시절에 이미 락은 끝판왕을 찍었고 그 이후의 모든 밴드들은 사실 그걸 다른 방법으로 끝판왕을 찍기 위한 모든 시도들이었다.

(물론 그런 시도에 관계 없이 자기 음악을 추구한 핑크 플로이드나 예스나 토.토 같은 밴드들도 있었지만. 퀸이나 U2같은 거물들도 좀 다른 케이스고.) 더이상 멋있을수도 더이상 파괴적일수도 없었다.  그런 것을 상상 할 수 없었다.


그러자 '[뿌리가]다른 것'이 나타났다.  얼터너티브 락과 인더스트리얼 락.  그리고 콘. 마지막으로 린킨 파크.

이들은 레제나 딥퍼플같이 메이저에서 대 성공을 거둔 밴드들을 뿌리로 두지 않았다.(단, 메탈리카는 결국 섹스 피스톨즈의 맥을 따른 다이아몬드 헤드가 표현 방식에서의 직접적 뿌리이긴 하지만 결국 더 근원적으로는 레제이자 딥퍼플을 뿌리로 뒀다고 나는 본다.)여기는 락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므로 여기까지만 하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차이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서태지는 결국 건즈앤 로지스이자 퀸이고 메탈리카다.  반항을 했든 안했든 어쨌든 자본주의 시스템 내부에서 움직인다. 거대한 공연을 하고 거대한 장비를 놓고 레코딩을 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영민하거나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멋진 뮤비를 찍고 화려한 무대 장치를 꾸민다.


서태지는 잃을것이 너무 많아졌다.  돈, 지금까지 쌓은 명성,아내와 아기를 중심으로 한 사랑하는 가족들 까지.

잃을 것이 많아지면 모험을 두려워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줄기차게 솔직하게 말했다.  영웅은 없다.  영웅은 바로 너라고. 바로 너라는 것은 팬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음악을 듣는 바로 너라고. 내가 죽도록 연구해서 여기까지 만들었으니 듣는 니새끼가 제발 듣고 뭔가 느껴서 이걸 배워서 니가 이제 영웅 하라고. 그런데 '바로 너'에 가까운 인디 씬에서는 바로 그때 문화사기단을 만들어서 서태지를 까는데 앞장 섰다.  그러니 인디씬이 만들어 진지도 거의서태지의 커리어 만큼의 역사가 되었는데 아직도 서태지가 안나오는 거다.


당신이 아는 모든 메이져/인디 아티스트들은 포스트 서태지가 되는 것에 대해 여러분 앞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태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은 모든 아티스트/가수의 꿈이다.  조용필이 되고 싶은 것 처럼.

앨범을 낼 때마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전 국민이 관심을 보이고 충분한 수.익이 남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어쨌든 차트 1위도 늘 하고 공고한 팬덤이 있고 돈도 많이 벌고 이쁜 여자도 얻고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라이브 하면 관객들 구름같이 모이고 내놓는 음악이 존나 좋고  기획사 사장 눈치 볼 필요도 없고  5년동안 실컷 자유롭게 음악하고 백프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만으로 음반 내도 늘 대박나고.   지구상의 모든 아티스트가 꿈꾸는 모습이다.  규모는 다를 지언정.


난 그걸 이루는 방법을 나름대로 이야기 한 것이다.


예전에 여러 언론이나 평론에서 몇번 이야기가 된 것이지만 서태지가 더 많아져야 한다.

당신들 얼마나 행복한가.  텀은 좀 길어도 '이번엔 어떤 음악을 가지고 나올까' 자체가 너무나 기대되는 아티스트가 있다는게.


근데 말이다. 영/미나 일본에는 그런 레벨의 아티스트가 적어도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100팀은 된다. 


영국 말이다.  오늘 콜드플레이 신보 나오고 다음 주에는 악틱 몽키즈가 우리 동네 체육관에서 공연을 한다. 다음 달에는 퀸이 세션 보컬하고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라이브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어제 미스치루 공연 너무 좋았는데  오늘 지나가다 보니 맥시멈 더 호르몬 공연 포스터가 붙어있다. 이번 여름 휴가에는 비즈 공연 보러 오키나와 다녀올거다. '우리나라'밴드.


국산의 무서움은 장난이 아니다.  당신 메탈리카에 열광하나?  미국인이 느끼는 메탈리카의 절반도 못느끼는거다. 미국인이 메탈을 더 잘 이해하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다.  [공감]의 문제이다.   커크 해밋이 '마스터!'라고 절규할때 우리가 느끼는 정서는 정확하지 않다.


마치 서양인이 아무리 국악 매니아라고 하더라도 '하안 많은 ~ 이이 세에상 야속하안 니이임 아~'를 다이렉트로 공감 할 수는 없다. 올드 블랙 조 같은 정서로 치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간다면 각국 영화 흥행 순위를 보라.  서태지 팬들이니까 이정도만 말해도 이해 할 것이다.



여기까지 쓰고 줄인다.  난 글쟁이가 아니다.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내 음악 때문이었다.  방향을 잡기 위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사실 난 지금 쓰는 곡 편곡 고민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너무도 선진화된 해외 음악 씬에서 평론가질 하는 것도 물론 행복하고 보람차겠지만  이렇게 과도기에서 정체되어 있는 한국의 음악 씬에서 평론가로 제대로 활동한다는 것도 굉장히 보람있고 행복한 일이 될거라고 난 생각한다.

평론가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이 있다면  한국의 수준 낮은 평론 보지 말고 영어공부부터 제대로 해서 해외의 평론들을 보고 제발 악기 하나 배우고 밴드라는 것도 경험하고 직접 작곡이라는 것과 카피라는 것도 해보고 하던가 이나면 그런 음악하는 친구를 만들어서 잘 써먹길 바란다.   현재 한국 음악 씬에서 가장 시급한 것중 하나가 기존 평론가들의 물갈이및 제대로 된 평론가의 등장이라고 본다. 그런 평론가가 되는 것 어렵지 않다고 본다. 워낙 기존 메이저 평론가들의 수준이 저급하기 때문에.


건투를 빈다. 


<ㅅㅅㅅ(207.38)님 댓글>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내 의견을 좀더 덧붙이자면, 이제 영국이고 미국이고간에 '새로운' 메탈리카, 건즈앤로지즈, 너바나, 비틀즈, 서태지가 나타나기는 시기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저항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베블런 유한계급론 읽어봐라) 그 시절 그들은 몰랐겠지만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알게모르게 자본주의의 향연이 영향을 미쳤다. 세계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big conglomerate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사람들이 새로운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음반을 사고 소비를 원하던 시대였다. 아무리 경기가 안좋아도 지금보다는 음악비즈니스가 '덜' 견고했고 (통통 튀는 신인밴드들이 치고 올라올 구멍들이 있었고), 대중들은 '더' 인내심 있고 순수했다 (음악만 좋으면 흥미를 잃지않고꾸준히 들어줘서 다음 앨범을 낼수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음악 비즈니스는 모두 이사회가 있는 상장회사로 바뀌었고, 미국이든 영국이든 시스템 밖에서 목소리 낼 수 있는 밴드가 몇이나 나올까. 한국은 또 어떻고. 이건 마치 격변기, 과도기 시절 급성장한 삼성, 현대, LG 같은 새로운 대기업들이 왜 2014년에는 안나오냐고 재촉하는거나 마찬가지인거다. 그게 가능할 것 같은가? 물론 당시 founder들이 단순히 운좋게 시대를 잘 타고났다고만 폄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현재의 100조대 세계적 기업이된게 온전히 그들 재능이었다고만 말하기엔 또 낯이 간지럽다. 한마디로 둘다 교묘하게 잘 타고나야 지금의 모습이 가능하단거. 그렇기에 포스트서태지가 나올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밴드들이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시는 그런 용광로같은 격변기나 음악계에 그런 어마어마한 돈이 흘러올 시대가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은 안보여서 그렇다. 그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딜가도 마찬가지. 다만 니가 말한것처럼 콜드플레이가 신보를 내고 퀸이 라이브를 하는 환경은 그 시절 운좋게 본인의 재능이 빛을 발하고 이어나갈 수 있었던 천재들이 지금까지 활동한다는건데, 우리나라도 그 시절 조금 더 음악저변이 넓었으면 밴드 몇몇 더 나와 꾸준히 지금까지 이어갔을텐데 한번 시장이 팡 터질 때 나온 게 서태지 정도이니... 그래서 신해철이 참 아쉽다. 여러모로 우리나라에 '다음 앨범이 기대가 되는 아티스트'가 적다는 게 참 아쉽고, 몇몇 가능성 있어보이던 친구들도 사회에 묻혀버리는 것 같아 자꾸 외국앨범들만 듣게되는 내 자신도 속상하고... 뭐 그렇다. 희망적으로 보면 좋겠지만 이성적으로 보자면 내가 위에 적은 이유로 당분간, 아니 꽤나 오랜 시간동안 (적어도 내 자식들이 결혼시기 될때까지는) 한국에 그런 밴드나 가수들은 나오기 힘들거다. 그건 요즘 애들이 음악을 열심히 안하거나 새로운걸 싫어해서가 아니라.... 옛날처럼 중학교 중퇴하고 집에서 믹싱해서 앨범내거나, 혹은 대학밴드로 대학가요제 나가서 세상을 뒤흔들 생각을 아예 할 수 없도록 만든 구조적 문제가 크다. 그래서 요새 애들 탓할것도 못된다. (신해철 마지막 방송 명언이 떠오른다) 가슴이 아프다.결국 포스트서태지는 가능한가? 질문에 우리 둘다 '당분간은 없다'는 결론을 낸 셈인데, 재밌는건 같은 팀 멤버였던 양현석은 당시 시대적 대운으로 얻은 fortune을 '포스트서태지와아이들'을 만드는데 쓰려고 YG를 설립했다. 아이러니한건 이것이 더더욱 '대운'과 '재능'이 절묘하게 합쳐졌던 게 '서태지'라는 걸 반증하는 꼴. 이제는 명실상부 음악계 기득권이자 대기업이 된 곳에서 배출한 아티스트들은 '포스트서태지와 아이들'은 커녕 '포스트 HOT'정도에 미칠까.. 싶은게 내 생각. 결국 몇십년에 한번 나오는 천재를 트렌드랑 경제논리를 갖고 분석해봤자 sa,mp.ling 오류, outlier이기 때문에 어느 범주에도 못든다는거. 결국 너나 나나 백날 글쓰고 앉아봤자 '미쳤다'는 결론밖에 못내는게 정상같다.


<controversy님 댓글>

글쓴이와 ㅅㅅㅅ의 의견에 대부분 공감.. 특히나 이제는 사회구조적으로 포스트 서태지는 나오기 힘들거라는거.. 또한 리스너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 음악은 듣고 생각하고 연구하는 대상이라기 보다는 그냥 일회성으로 듣고 버리는 소비(?)의 대상이 되어버렸음.


그동안 글 잘읽었고 수고 많았음. 긴글은 어렵겠지만, 가끔씩 음악적 분석이 들어가 있는 짧은 글이라도 올려주길.. 그러한 논의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나 포함) 꽤나 많은것 같음. 사족으로... 서태지 6집이 그가 초창기부터 지향한 음악적 양식이 완성된 지점이라고 봄 (7집은 단지 그러한 바탕위에 멜로디를 강화한 앨범이고). 개인적으로 최고의 역작으로 꼽는 하여가 그리고 교실 이데아, 필승도 결국 6집 뉴메틀 스타일의 시초라고 볼 수 있고. 5집에서 이미 라디오라는 브릿지를 통해 앞으로 어떠한 곡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힌트도 주었고..


그런데 글쓴이가 말햇듯이 8집부터 모든 것을 리셋하는 느낌이었음. 난 개인적으로 지금이 서태지2기라고 생각하는데 (1기는 6,7집에서 완성), 8.9집만 놓고봐선 그 지향점을 전혀 알수가 없음. 그래서 다음 앨범이 더더욱 기대되기도 하고..


<글쓴이(프리즘) 댓글>

서태지처럼 자기 음악해서 '대박'이 날 확률이 작다기 보다는 '대박'의 규모와 개념이 변했다고 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장기하와 얼굴들 같은 경우는 출발은 상당히 포스트 서태지 스러웠다고 보입니다. 혁신적이되 도를 넘지 않고 자연스러웠습니다.(하지만 제 취향은 아닙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더군요. 물론 현재 한국 밴드씬에선 훌륭한 밴드입니다. ....서태지가 서태지가 된건 1집의 엄청난 흥행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룰라도 대단했죠. 이상민도 대단히 훌륭한 프로듀서였습니다. 듀스는 더이상 말할 것도 없구요, 팝적인 달콤함으로 본다면 서태지와 아이들을 능가하죠. 약한 남자 너무 좋아요. 굴레를 벗어나도,


서태지는 2집에서 엄청난 것을 보여줬다는거 3집 4집으로 가면서 계속 발전했다는 거. 자의식의 성장. 음악적 성장.... 요즘 인디씬들을 보면 가장 주목할만한 성장은 믹싱,마스터링이 세계 수준이 되었다는 것. 두번째는 드디어 주체적인 레퍼런스가 어설프나마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중적 설득력은 아직 쉽지 않겠지만 분명 국카스텐 같은 밴드는 락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설득해 내었습니다.


3~5만명이 조금만 더 클릭질 해서 인디 밴드들 찾아보고 (사실 웨이브나 이즘같은 웹진에 다 소개 됩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앨범(씨디)를 사주고 다소 스노비즘적이더라도 거기서 뭔가 음악발전에 일조한다는, 제2의 서태지를 내 손으로 키워낸다는 기분좋은 착각(하지만 현실일 수도 있는)을 만족시키고 그러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첫 기타를 사고 첫 베이스를 사고 노래방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슈어 SM58을 두근거리며 쓸일도 없는데 구입하고 그런 어린 친구들이 분명히 어디나 있어요. 그들이 메탈리카나 건즈앤 로지스만이 아니라 윤도현 밴드의 곡을 카피하고 서태지의 기타 리프를 기꺼이 즐겁게 카피하는 것은 사실 대단한 발전입니다. 카피할 만큼 재미가 있고 카피할 만큼 배울점이 있다는 것이니까요.


인디씬(=밴드 씬)이 수준이 높아지면서 또 미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서태지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사실 음악하는 애들이면 다 압니다. 그런 리더로서 서태지 같은 이바닥 대장이 자기 음악의 악보들을 스스로 출판하고 그랬으면 합니다.(좋은 수입원이 될 수도 있을 거구요.) 악보는 만일 서태지가 스스로 그린 것이 없다면 채보하는 분들 시켜서 해도 귀신같이 정확히들 하십니다.


해외 락/밴드 팬덤 문화에 대해 정확한 분석을 해본 적은 없지만 분명히 그 팬덤의 절반 정도는 스스로 악기를 다루는 분들일거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플레이 하면서 얻는 재미가 분명히 있습니다. 또 플레이 해보면서 원작자에 대한 경외감도 들고 그게 팬심을 공고히 하기도 하고. 이번에 NI의 '머신'이라는 음악 장비를 기가막히게 다루는 닥스킴을 보면서 분명 머신을 구입하는 키드들도 그런 흐름이구요.


그런 식으로 플레이어들(그게 조기축구 수준이든 2부리그 수준이든)을 자극 시키고 가꾸는 방향도 좋을것 같구요, 그리고 뜬근없지만 노래방 문화에도 관심을 더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뭔가 저작권 협회 탈퇴같은 사유로 노래방에 8집부터는 곡이 없는데요, 그게 작지만 큰 어떤 약점이랄까...(흥행이 문제가 아니고 영향력 차원에서) 들어서 안 와닿는 곡도 불러서 와닿는 곡들도 있고 ..보컬도 플레이어구요. 모아이 같은 곡은 참 부르면 행복해지는 곡인데 말이죠. 어서 노래방에 들어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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